가끔은 마시는 커피에서 종이향이 베어 나온다. 그건 당신이 한번이라도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친환경적 삶을 실천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눈치 챘을 일이다. 커피에서는 일회용 컵에선 베어 나온 종이의 맛이 있다. 또 비 오는 숲이 어떠하냐 하면, 뱀의 피육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. 촉촉이 젖어 있는 잎들을 헤치며 낙하하여 침입하는 그 장대같은 비들은 잎들을 저
사회적 인간 타지에서의 유학생활은 밤의 숲처럼 조용하고 외로운 법이다. 굵직한 주름을 가진 암갈색의 나무에서 하얀 벚꽃이 피었고, 마치 그 겹겹의 주름으로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잉태해내는 듯이 말이다. 그러나 그 아름다운 겹겹의 계절을 이겨내고 나온 생명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시간도 주지 않고, 비바람은 이번 해의 설렘을 앗아갔다. 그렇게 벚꽃 없는 도쿄의 4